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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삐삐(무선호출기)'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면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헤즈볼라는 이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두 세력 간 '전면전'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17일(현지 시각) 외신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남부 티레, 서부 헤르멜 등 전역에서 군부대와 기관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호출기 수백 대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했다. 이번 폭발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9명이 숨졌고 275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공식 발표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폭발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부터 1시간가량 지속됐다. 당시 호출기에 알림이 뜨자 피해자들이 내용을 확인하는 도중 폭발이 이어졌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사건 발생 직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경고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전적인 책임을 묻는다. 반드시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레바논 시민을 표적으로 삼은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의 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고, 레바논 정부도 "이스라엘의 범죄적 공격을 만장일치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반면 당사국인 이스라엘은 이번 사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폭발 사건 이후 안보 책임자들과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별다른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관건은 이번 사건 이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될지 여부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1년간 무력 충돌을 지속해온 두 세력은 최근 들어 서로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왔으나, 이번 폭발 사건이 국면을 전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면전을 우려한 국제사회는 잇따라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고 나섰다. 미국 측은 "이 사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모든 당사자들에게 외교적 해결을 당부했다. 유엔 측도 "더 이상의 추가 행동이나 호전적 행위를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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